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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신문의 실리콘밸리 리포트] 수명연장 스타트업 뜬다.

 

[실리콘밸리 리포트] "노화방지 아니죠, 젊음 유지죠"…수명연장 스타트업 뜬다

나스닥 상장기업"크로마덱스"

독보적인 세포 활성화 기술로

젊어지는 기능 '유지'에 주력

집중 연구하는 물질은 'NAD'

세포 복구·보존하는 인자로

인체에 일정치 존재하지 않아

농도 높이는 다양한 방법 연구

과학력 활용 건강보조제 개발

지방간 수치 완화 등 효과 입증

크로마덱스의 로버트 프라이드 최고경영자(CEO 왼쪽)와 찰스 브레너 최고과학고문(Chief Scientific Advisor).

미국 바이오테크 기업인크로마덱스는 세포를 활성화해 노화를 방지하는 물질을 연구하는 독보적인 기업이다. 국어사전에 가장 긴 단어로 등록돼 있는 니코틴아마이드 아데닌 다이뉴클레오타이드(NAD+·Nicotinamide Adenine Dinucleotide)를 집중 연구하고 있다. NAD 농도가 줄어들면 세포의 활성도가 낮아지는데, 이를 막는 방안을 연구 발표해 이른바 '노화 방지' 연구기업으로도 통한다.

크로마덱스의 로버트 프라이드 최고경영자(CEO)와 찰스 브레너 최고과학고문(CSA)은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노화 방지라는 용어를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우리 모두는 노화되고 있고 언젠가는 죽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브레너 과학고문은 그러면서 "크로마덱스는 젊은 기능을 보존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표현해달라"고 설명했다.

크로마덱스는 나스닥 상장사로는 보기 드물게 건강보조제인트루나이아젠을 개발 시판하고 있다. 건강보조제 업체는 비과학적이라는 통념을 깬다. 보유한 특허만 30건 이상에 달하며 노벨상 수상자들을 과학고문에 위촉하고 있다. 프라이드 CEO는 "대다수 건강보조제 회사에는 과학이 없고 마케팅 엔진으로만 작동이 된다"면서 "하지만크로마덱스처럼 의약품 수준에 달하는 과학 지식을 갖고 있는 기업은 전 세계에 드물다"고 강조했다.

크로마덱스가 집중 연구하고 있는 NAD는 젊음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는 합성물이다. 사람은 DNA(유전자)를 포함하는 구조물인 염색체가 풀리면서 노화를 맞는다. 다만 속도를 조절하고자 염색체 양끝에는 염색체가 풀리지 않도록 하고 정보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는 텔로미어(Telomere)가 존재한다.

 

텔로미어가 짧아질 대로 짧아지면 더 이상 세포 분열을 하지 못하고 우리 몸은 늙어간다. 노화의 원인이 텔로미어에 있다는 이른바 '텔로미어 학설'이다.

하지만 인체는 신비롭다. 인체 내에는 세포를 보존하고 손상을 복구해주는 역할을 하는 시르투인(Sirtuin)이라는 단백질이 함께 있다. 이 단백질은 NAD를 연료로 삼는다. 즉 NAD는 보조인자다.

하지만 NAD는 항상 몸 안에 일정량이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몸은 음주, 흡연, 과식 등 스트레스를 받으면 NAD를 사용해 버린다. 이 때문에 연령이 높을수록 스트레스가 클수록 NAD는 줄어들게 돼 있다. 연구에 따르면 체내 NAD 농도는 40~60대를 맞으면 20대에 비해 최대 50%까지 줄어든다. 역설적으로 NAD를 보충하면 세포를 활발하게 할 수 있는 셈이다.

문제는 NAD는 입자가 너무 커서 세포를 통과할 수 없다는 점이다. 브레너 과학고문은 2004년 NAD 농도를 높이는 방법을 연구 끝에 발견했다. 바로 특정 물질에 선행하는 전구체(前驅體)를 활용하는 것이다. NAD의 전구체 중 하나는 니코틴아미드 리보사이드(NR·Nicotinamide Riboside)다. NR는 우유에서도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합성물질이지만 아주 미량으로 있다.

크로마덱스는 트루나이아젠이라는 건강보조제를 개발했는데 NR를 효율적으로 추출해 주입했다. 이에 대해 브레너 과학고문은 "트루나이아젠을 보충하면 70·80대들도 젊은이들처럼 가벼운 상처에서 스스로 회복을 할 수 있다"면서 "동물 연구에서는 트루나이아젠이 쥐의 심부전 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브레너 과학고문은 실제 사례를 계속 언급했다. 지방간 수치가 12주 만에 11%에서 9%로 줄어들고 인지 기능을 향상시킨다는 설명 등이다. 크로마덱스는 현재 파킨스병 환자에게 NR가 효과가 있는지, 항염 효과가 있는지 등을 연구하고 있다.

프라이드 CEO는 "크로마덱스는 20개에 달하는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면서 "250개에 달하는 연구기관과 협력을 맺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로마덱스는 오늘날 미국을 넘어 중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으로 판매처를 확대하는 데 관심이 많다. 한국에 대해서도 관심이 매우 높다. 그는 "한국인은 복용하기 이전에 건강보조식품과 약을 잘 이해하고 있고 노화에 매우 민감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크로마덱스는 현재 건강보조제를 넘어 일부 의약품 등록을 추진 중이다. 크로마덱스의 원천기술을 라이선스 형식으로 제약사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현재 관심 분야는 왜소증으로 노화가 급격히 나타나는 코케인증후군이다. 프라이드 CEO는 "코케인증후군 환자들은 이르면 12~13세에 사망을 한다"면서 "크로마덱스는 현재 제약사와 제휴를 맺어 이 증후군에 새롭게 접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로마덱스는 1999년 로스앤젤레스에 설립된 바이오테크로, 미국 내에서는 수명 연장 스타트업으로 통한다. 지난해 매출액은 6740만달러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출처] 매일경제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rfrost@mk.co.kr) / 이상덕 특파원(asiris27@mk.co.kr)